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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 내에서의 달달한 로맨스로 인기를 얻은 드라마가 있습니다. '기상청 사람들'은 주인공들이 사내 연애로 인해 잔혹함을 겪었음에도 또 다른 사랑으로 잔혹함을 극복하고 다시 사랑을 키워나갑니다. 이 로맨스에 집중하지 않고 관심 있게 본 촬영지와 날씨 예보 과정, 예보관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1. 촬영지 소개

    '기상청 사람들'에 나오는 촬영지는 현실 속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날씨와 관련된 드라마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촬영을 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그들의 직장터인 기상청의 배경지는 정말 현실 속의 기상청(KMA)과 동일한 모습으로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곳입니다. 다른 근무지와는 다르게 날씨 예보라는 특수한 직업이라 일하는 곳의 모습도 남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드라마 세트장이거나 어느 지방의 한 기상청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도심의 실제 기상청의 모습이었습니다. 기상 관련으로 나온 장소는 한 곳이 더 있습니다. 1화에서 이시우가 기상캐스터를 확인하러 갔던 곳입니다.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광덕산 기상레이더센터로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기지의 모습이라 신선한 촬영지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촬영지는 바로 이치젠덴푸라메시 일식 식당입니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이 식당에서 퇴근 후 진하경과 이시우는 자주 술 한잔 곁들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같이 있는 듯 따로, 그리고 함께 가기도 합니다. 그들의 연애 서사가 담겨있는 이 장소는 작은 일식집이라 협소해 보이지만 그 작은 공간이 둘만 느낄 수 있는 온기를 품기에 적절한 곳 같아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2. 날씨 예보 과정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을 보면서 날씨 예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시청 기간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드라마에서 본 날씨 예보 과정을 토대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기상 실황을 관측하고 파악한 뒤 데이터를 슈퍼컴퓨터로 보냅니다. 슈퍼컴퓨터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결과지를 전달하고 이 결과지를 예보관이 최종적으로 분석하게 됩니다. 여기서 관측은, 지상 관측, 고층 지상 관측, 해양 기상 관측 그리고 항공&레이더 관측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이 많은 지형이라 기상 이변이 많은 편으로 평균 13km 간격으로 육상 관측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고층 기상 관측은 대기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상층 대기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레윈존데를 크고 튼튼한 풍선에 매달아 하늘에 올려 보내는데 이 과정이 이시우가 빗속에서 관측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나오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장비를 통해 알아낸 기상 정보는 슈퍼컴퓨터로 전달되고 수집된 관측 정보는 슈퍼컴퓨터에 의해 다양한 분석과 예측 데이터로 나옵니다. 하지만 아직은 컴퓨터에 의존해서만은 날씨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늘 있기 때문에 모델이 내놓은 수치에 예보관의 경험과 판단이 더해집니다. 예보관은 그동안의 경험과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본 뒤 바람의 세기와 방향, 강수, 고기압과 저기압의 위치 등을 분석하여 가장 설득력 있는 예보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예보관끼리 의견이 안 맞기도 하고, 경험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조율하기도 하는 모습이 드라마에서 자주 관찰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 예보관의 직업은?

    예보관이라는 직업은 단순히 말하자면 국가 공무원입니다. 기상직 9급이나 7급에 합격해야 합니다. 특히 날씨를 다루는 기상청이라는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기상청과 기상관측소에 어떻게 발경이 날지 모르는 직업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14년을 가족과 떨어져서 지낸 예보관이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을 때의 어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일로는 어느 정도 인정받았을지 몰라도, 일에 몰두하느라 가족과의 행복은 뒷전이었던 가장의 모습입니다. 실제로 예보관들은 여름휴가나 겨울휴가를 거의 못 가는 편입니다. 하루 12시간의 업무 시간 동안 휴식 시간이 보장되지도 않고, 식사를 할 때도 두 개의 조로 나누어 늘 기상청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식사 시간마저도 보통의 1시간의 식사 시간과는 다르게 20~30분 남짓입니다.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한 조가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갈 시간쯤 다음 조가 출근하여 2교대로 12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엘리트 공무원 자리지만 근무 환경은 열악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함께 근무하는 예보관의 숫자도 절반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상청의 일기예보 정확도는 거의 90% 정도입니다.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측과 분석을 통해 확률적으로 예상하는 직업으로 언제나 정확하게 맞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직업인 만큼 심리적으로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직업입니다. 잘 털어내고 스트레스 관리를 할 줄 아는 것이 예보관에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