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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이 아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이런 주제로 서사가 진행되는 드라마 중 '더 글로리'는 오랜 시간 복수를 위해 평생을 바친 주인공의 행동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쟁을 하기 좋은 대표작입니다. 시청자로서 드라마의 정당성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1. 힘의 균형과 도덕적 모호성

    '더 글로리'는 권력 역학과 도덕적 모호성을 복잡하게 엮어내며 시청자들에게 사회 윤리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를 제공하는 매혹적인 드라마로 펼쳐집니다. 드라마의 초반부터 학교에서 힘이 센 소위 일진들이 그들의 권력을 이용하여 모든 옳고 그름의 잣대를 판단합니다. 이들은 어떤 나쁜 행동을 하더라도 집안의 경제적 부를 누리고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 행동들이 모두 정당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유전무죄가 이 드라마에서도 통하는 듯했습니다. '더 글로리'는 결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부조리를 타파하기 위해 사회에 스며든 불평등과 계급투쟁의 실타래를 풀어내려는 노력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태생부터 부유한 인물들, 태생부터 가난한 인물, 가난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집에서의 인물들. 그리고 평범한 인물이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해 좀 더 부유한 사람들에게 들러붙어서 신분 상승을 꿈꾸지만 여전히 신분 상승은 어려운 점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제기되는 윤리적 관점을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나의 태생. 이 한 사람의 출생 신분이 그들의 삶의 궤적을 결정하는 사회가 어떻게 정의로울 수 있을까요. 이 드라마는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시정해야 할 도덕적 양심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을 상기시킵니다. 이런 주제들을 줄거리의 큰 틀로 엮으면서 시청자들이 사회 구조의 윤리적인 측면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맞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인간관계에서의 윤리와 개인의 선택

    '더 글로리'는 정치와 사회 구조의 거대한 서사를 넘어 개인적 관계와 개인의 선택의 윤리적 차원으로까지 확대해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과도하고 불필요한 충성과 그들만의 신뢰에 빠져있습니다. 물론 명오와 혜정도 이런 충성심을 하고 싶어서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매번 옳지 않은 행동을 할 때 잘못된 일임을 알고 있지만 한 번 시작한 행위를 뒤늦게 번복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들이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한 행동들을 지켜봐 왔고, 장난처럼 이다음은 네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반협박이라고 하면 진짜 그럴 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명오와 혜정이 선택한 잘못된 길이지만 윤리적 판단 후에도 행한 개인의 선택입니다. 실제로 돈이 많은 진짜 부자인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의 경우는 뒤처리하기 귀찮거나 하찮은 일은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손에 더러운 꼴을 직접 보여주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명오와 혜정과 같이 나쁜 일을 할 수 있도록 판을 준비해 줄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명오와 혜정은 그들을 돕는 대신 자신들은 피해자 입장이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이들의 나쁜 행동을 다 함께 지켜본 공범으로서 침묵하게 됩니다. 공범이 되었기 때문에 평생 발목을 붙잡고 친구의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그것 또한 개인의 선택입니다. 시청자들은 이런 인간관계의 불편함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정말 친구가 맞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다.

    3. 정의로운 복수는 있을까

    결국 문동은은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혀 왔던 친구들을 한 명씩 복수합니다. 기본적으로 부유하게 살아온 박연진, 이사라, 전재준은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원래 잘 살 수 있는 인물들입니다. 이에 반에 명오와 혜정은 그들과는 좀 다릅니다. 이를 이용하여 먼저 접근을 시작하는 문동은의 복수극은 생각보다 치밀합니다. 자신의 직업과 거처까지 온통 미래의 복수할 날만을 학수고대하면서 계획합니다. 하지만 이런 복수를 치르는 과정이 꽤나 잔혹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사고였지만 크게는 목숨을 잃기도 하고, 어떤 이는 목소리를, 어떤 인물은 시력을 잃기도 합니다. 물론, 학창 시절 문동은을 정말 죽음의 문턱으로까지 몰아세울 만큼 괴롭혀 온 인물들에 대한 복수입니다. 그들 모두 정당한 처벌 하나 없이 그저 돈 하나로 문동은의 약점을 찾아내어 합의를 했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다는 판단으로 스스로 복수를 계획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동은에게도 조력자가 생기고 그와 함께 복수극은 점점 탄탄한 시나리오를 갖춰갑니다. 여기서의 조력자들은 과연 조력자일지 공범이라고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드라마라는 전재로의 시선이 아니라면 당연히 중범죄를 가담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더 글로리'의 이런 직접적인 복수 방식은 사회의 부조리에서부터 온 결과로 판단되어 문동은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사회의 정당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