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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원작과 다른 점
'부부의 세계'에서 주목할 만한 차이점 중 하나는 예술적 각색에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영국 시리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하면서, 한국 특유의 예술적 뉘앙스로 서사를 더하고 단순한 리메이크작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외국 원작과 달리 한국의 예술적 틀 안에서 사회적 전망, 성 차별, 관계의 복잡성을 더욱 뚜렷하게 나타냅니다. 이러한 예술적 각색은 한국적 각색을 외국적 각색과 단편적으로 설정하고 독특하고 문화적으로 적용 가능한 걸작으로 만들어 줍니다. 특히 성차별의 요소는 한국 직장 내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여성에게의 성차별적 발언은 단순 불륜극으로 끝날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요소를 시사하기도 합니다. 또한, 앞선 드라마에서는 여성들이 이혼하면 재벌 남성이 등장하는 장면들이 나오곤 하는데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였습니다. 보통 재벌 남자들은 이혼한 여자와의 사랑보다는 미혼의 여성과 사랑을 합니다. 이런 현실성 낮은 이야기를 배제하고 '부부의 세계'는 좀 더 현실적인 부분을 잘 반영했습니다. 이태오의 지질한 면도 다른 부분입니다. 대개 부유하고 안정적인 가족을 묘사할 때 남편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아내는 내조를 합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아내가 사회에서 지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고, 남편이 아내의 재정적인 도움을 받고 있어 여성이 더 사회적으로 뛰어난 면모를 보입니다. 일반적인 규범에서 벗어난 이런 설정들이 '부부의 세계'를 더 빛나게 만들었습니다.
2. 흥행 비결
'부부의 세계'는 드라마의 시작과 동시에 바로 화제가 된 뜨거운 관심의 드라마였습니다. 수많은 불륜극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시청자들 단체로 분노를 느끼며 화합을 이루게 한 드라마입니다. 불륜이라는 주제가 흔한 주제임에도 유독 사람들이 흥분한 이유를 꼽자면 무능한 남편의 바람, 그리고 또 하나는 단연 미모의 어린 내연녀의 등장입니다. 남편의 외도가 어린고 예쁜 여자와의 불륜이었을 경우,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고 화가 날 것이라는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또한, 막상 늘 옆에 있던 아내가 내 옆을 떠날 생각을 하니 그 조강지처의 빈자리가 아쉬운 것도 분노를 사게 만듭니다. 주부들이 결혼 후 집에서 묵묵히 집안일을 하고 남편 내조와 아이의 육아까지 당연한 것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아내의 빈자리가 느껴졌을 때의 고마움을 뒤늦게 깨닫는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와닿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불륜으로 인한 간통죄가 폐지된 후 불륜에 대한 형사 처벌이 어려워졌습니다. 내연녀를 향한 복수는 생각보다 쉽지 않고 법적인 제지도 있습니다. 함부로 내연녀를 처벌할 수도, 복수를 할 수도 없는 환경에서 드라마를 통한 복수는 응원을 하도록 북돋는 계기가 됩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마치 내 편이 당하는 일처럼 함께 분개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흥행을 이끈 비결이 된 것으로 추측합니다.
3. 주인공 세 인물 분석: 지선우, 이태오, 여다경
-지선우 (김희애)
무남독녀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사고로 양 부모님을 한 번에 잃게됩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열심히 공부했고 서울에 있는 의대를 진학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며 평온한 삶을 살아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에서 인정받는 명성을 가졌고, 사랑스러운 아들까지 모든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자의 촉으로 알아낸 남편의 목도리에서의 머리카락 한 가닥. 이것이 모든 파국을 불러옵니다. 남편의 외도와 함께 이웃들의 속임까지 알아차리게 되면서 인생의 지옥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럼에도 이성적으로 차분함을 최대한 유지하며 하나하나 복수하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입니다.
-이태오 (박해준)
매사에 차분한 아내 지선우에 비해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인간적인 면모가 다분하지만 즉흥적이기도 합니다. 감독 데뷔는 했으나 큰 흥행을 하지 못한 채 딱히 직업 없이 지냅니다. 선우의 지원으로 작은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으로 지자체의 작은 일들을 떠맡다가 영화제작을 하나 추진하게 됩니다. 잘 나가는 와이프 덕에 잘 살고 있지만 은근한 열등감을 갖고 있습니다. 우연히 여다경을 만나 안정감을 주는 아내와는 또 다른 톡톡 튀는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결혼 후에 찾아온 또 다른 사랑에 정신을 못 차리지만 아내와도 헤어지기는 싫습니다. 두 존재가 모두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하는 그런 철부지 같은 남자로 미성숙한 인물을 맡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여다경 (한소희)
탄탄한 아버지의 재력 덕에 매사에 부족함 없이 밝게 자랐습니다. 미인대회 출신인 어머니의 미모까지 물려받아 외모 또한 유려합니다.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딱히 꿈이 있지는 않습니다. 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아버지의 도움으로 뭐든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과는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어쩌다 알게 된 유부남 이태오는 또래와는 다르게 노련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사장이라는 재력이 와이프 덕에 일궈진 무능함인지도 모르는 채 겉모습에 속아 그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와 헤어지고 싶어도 아이가 생기면서 가정을 꾸리고 싶어 집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다 가지게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