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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기반으로 한듯한 '스토브리그'는 야구의 룰을 정확히 몰라도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르의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포스터에서 말하듯이 단순한 야구 이야기가 아니고 야구를 위한 준비 과정의 이야기가 더 잘 표현된 말일 것입니다. 뛰어난 기지를 가진 단장의 결단과 선택에 감탄을 자아내게 되는 '스토브리그'를 소개해보겠습니다.

    1. '스토브리그' 뜻

    먼저 스토브리그란 '다음 시즌 전까지의 준비 기간'을 뜻 합니다. 야구를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흔하게 들어봤을 용어지만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꽤나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단어입니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비시즌 기간을 말하는데 이는 야구 비시즌 계절인 겨울에 난로를 둘러싸고 앉아 그다음 시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어원을 가진 '스토브리그'를 제목으로 함으로써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입동 준비로 많은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부족한 것들을 보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야구에서는 이 기간에 다음 시즌 경기를 보완하기 위해 선수 트레이드나, 기존 선수의 재계약 등의 협상을 주로 하는 기간입니다. 해외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찾아가 경기를 보기도 하고 모니터로 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빛나지 않은 원석의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도 이 비시즌 시기에 주로 일어납니다. 흔히 사람들은 야구 경기를 떠올리면 티비속에서 많이 비치는 야구 감독과 선수들만 생각하기 나름인데 이 감독과 선수를 뒤에서 이끌고 있는 구단과,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프런트 - 구단의 사무국이 스토브리그를 이끌어 나가는 주축이 됩니다. 이 프런트가 하는 일에는 스포츠 팀을 이끄는 선발 주자들로서 크게는 구단과 구장 운영, 회계부터 홍보 및 마케팅 판촉까지 야구 그라운드 밖의 모든 잡다한 일을 담당합니다.

    2. 줄거리

    주인공 백승수가 프로야구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그야말로 꼴찌 팀 '드림즈'의 단장으로 신임 부임하여 전개되는 줄거리입니다. 힘이 없어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지 못하는 감독과, 코치들 마저 파벌 싸움으로 인해 팀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었습니다. 실력있는 선수를 영입해 오기에는 주어진 예산 또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팀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 드라마는 씨름단, 하키팀, 핸드볼팀 등의 다수의 단장을 맡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왔던 백승수 단장이 누구보다 야구를 잘 이해하고 리더로서 판을 잘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학연, 지연, 인맥 등 뒷거래에 흔들리지 않는 이성적인 사람으로서 문제들을 과감하게 부딪혀서 해결해 나갑니다. 스포츠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병력비리, 스카우터 매수, 약물 투약 논란 등 현실의 고증을 담아낸 다양한 갈등을 보여주는 드라마로 이에 맞서 신선한 방법으로 해결법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쾌감을 느낍니다. 많은 직장인들의 각박한 현실 사회에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주는 드라마입니다. '스토브리그'는 지름길을 찾아 목적지까지 빨리 도달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드라마로 풀어나갑니다.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본인의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을 보여주며 능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극제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3. 평가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스포츠를 주제로 한 드라마는 흥행이 어렵다는 공식을 깨버린 드라마입니다. 특히 수도권만 집계했을 때 최종회 시청률이 20%가 나오면서 흔한 러브라인, 불륜, 배신 등의 자극적인 소재없이 순수하게 야구라는 스포츠를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스포츠 소재로써의 성공이라는 쾌거를 누렸습니다. 드라마의 소재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에도 극찬 세례가 잇달았습니다. 백승수 역을 맡은 배우 남궁민은 남궁민 특유의 차분한 음색과 톤으로 합리적으로 싸워 이겨내고 무리해 보였던 결단을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는 리더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구단주인 오정세 또한 화려한 연기 스펙트럼에 한 획을 긋었는데, 그는 대사를 세심하게 감정선으로 연결하는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역 배우부터 시작한 박은빈의 연기 경력 중, 다소곳한 외모의 이미지 때문에 주로 사극이나 청순미가 엿보이는 드라마의 주연 혹은 조연으로 나왔다면 '스토브리그'에서는 발랄하고 패기 넘치는 돌직구를 날릴 줄 아는 운영팀장 역을 맡아 그간 보여줬던 연기와는 다른 연기를 완벽하게 구사했습니다. 모든 드라마의 합이 잘 맞았던 이 드라마는 앞서 언급한 대로 시청률로 성공을 증명한 것처럼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들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성황리에 종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