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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넷플릭스에서 한참 동안 대한민국 플랫폼 1위를 장악했던 드라마 중 하나가 바로 '인간수업'입니다. 다른 나라도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꽤나 보수적인 나라에서의 '인간수업'은 생각보다도 더 자극적이고, 수위가 높은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 관한 접근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1. 도덕적 접근

    고등학생이 어플 하나로 여자와의 만남을 알선하는 포주라는 설정부터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잣대를 돌아보게 합니다. 심지어 포주로 등장하는 이 인물은 학교에서는 굉장히 조용한 모범샘으로 나오는데, 하필 이 시점이 대한민국에서는 N번방 범죄로 뜨거웠던 시기와 가까워 이 드라마가 가히 현실성에서 벗어난 드라마가 아닐 수 있음으로 불편하게 생각하는 시청자도 많았습니다. 포주로 등장하는 지수는 가난한 형편으로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로 비치는데, 이것 또한 돈이 없는 환경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음에도 시청자들이 이 부분을 참작하여 다른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서는 덜 분개하는 밑받침이 될까 봐 걱정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는 여유가 있는 규리도 같이 포주로 합류하게 되면서 어려운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이 필요하다는 전제는 수그러들었지만, 아무리 어떠한 상황에 처한 사람일지라도 범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음을 경각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한 소재로 보입니다. 특히나 그 어느 때 보다도 미성년자의 오픈 채팅방에 대한 접근이 너무나도 쉬워진 요즘은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여자의 나이를 불문하여 미성년자임에도 개의치 않고 다가가는 남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위협이 만무한 가운데 자극적인 소재가 너무나도 가볍게 보일까 봐 도덕적으로 우려되는 시선이 염려되는 작품입니다.

    2. 흥행 비결

    도덕적인 문제로 논쟁이 많은 작품임에도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주제, 노출이 없음에도 충분히 선정적인 내용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호기심에 시청을 시작했다가 멈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보기 불편한 소재임에도 그들이 멈추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역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주인공들은 신예 배우들로 얼굴이 익숙하지도 않은 신인들 위주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갔습니다. 연출을 맡은 감독 또한 기성세대의 배우들 대신 신인들의 시선으로 연기를 관람하려고 노력했다고 했고, 이것이 창의적이고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연기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현세대의 흐름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또한, 이러한 다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주제에 로맨스가 빠진 것도 한몫합니다. 지수와 규리의 러브라인이 그려질 뻔한 초반의 흐름과 다르게 로맨스 없이 흘러간 서사는 억지로 로맨스를 만들어 아름다운 청춘으로 만들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습니다. 지수가 규리를 흠모하고 있는 설정은 예쁜 짝사랑으로 표현되기보다는 다소 지질함으로 묘사되면서 범죄 앞에서는 한없이 강해지고 냉정한 그의 지질한 면모를 보여주는데 현실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저지르는 나쁜 행동에 있어서 어른들이 크게 도움 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지만 현실의 고증이 담겨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발생하기 전부터 막아줄 수 있는 어른의 부재, 안 좋은 행동을 도와주는 어른,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 선생님 등 요즘 시대의 진정한 어른도 분명 많지만 소수의 미성숙한 어른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바른 길잡이가 되어주지 못하는 부분도 아쉽게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아이러니하지만 재미의 요소 중 하나입니다.

    3. 기술의 양날의 칼

    '인간수업'의 여성 알선은 스마트폰 어플로부터 전개됩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삶이 편해진 것은 당연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드라마 속의 주요 여성 알선 방법인 스마트폰과 인터넷 세계는 부정적인 면모 또한 공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수가 어플을 만들어 조건만남 등의 성매매를 알선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그 방법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너무나도 많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많기 때문입니다. 얼굴을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인터넷 세계, 개발자가 아니어도 블로그나 유튜브 등의 강의를 찾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어플은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자유와 인터넷 세계 사용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지만 이런 것들을 너무나도 쉽게 악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에 대표적인 악용 사건으로 'N번방 사건'이 있습니다. 익명의 존재가 협박을 하고, 그로 인해 점점 더 피폐해져 가는 피해자들과, 손쉽게 피해자가 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다른 수많은 피해자를 계속 양산해 나가는 모습은 특히나 깊게 사고하지 못하는 미성년들을 타깃으로 합니다.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고 긍정적인 면이 더 많지만 앞으로 더 발전할 로봇, AI 등의 영역까지 우리 미래의 악으로 쓰이지 않도록 도덕적인 제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깊게 사고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