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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이 섬유화로 굳어가는 것처럼 폐도 굳어갑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암만큼 위험한 질병으로 간질성 폐질환을 꼽을 수 있습니다. 폐섬유증인 간질성 폐질환은 5년 내 생존율이 40% 정도고, 10년 생존율은 15% 밖에 되지 않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예후가 좋지 않은 이 질병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간질성 폐질환 정의

    간질성 폐질환에서 간질은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뇌전증과 같은 간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폐에 간질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이는 폐포와 혈관사이를 말합니다. 이 폐포 사이의 간질 조직이 광범위하게 침범되면서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병입니다. 약 200여 개 이상의 다양한 질환을 통칭하는데 각 질환마다 진행 양상이나 치료 방법이 다릅니다. 그러나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해서 간질만 침범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기도, 폐포, 혈관 등 다양하게 침범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간질성폐질환은 약물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으나 일부는 호흡곤란이 진행되면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간질성 폐질환으로 2011년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었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급성 폐질환을 하나의 양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간질성 폐질환은 류마티스 질환으로 알려진 자가면역질환의 폐 침범으로 발생합니다. 또한, 항암치료 약이나 방사선 치료로 인해 폐가 손상되어 발생하기도 합니다. 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는 직업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할 수 있는 원인 없이 발현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나 발생 기전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릅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호흡곤란을 겪게 되며 기침, 가래도 서서히 발생하게 됩니다.

    2. 조기 진단 방법

    간질성 폐질환의 진단은 쉽지 않습니다. 아직 다 알려지지 않은 질병도 많고 질병이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폐기능 검사와 함께 고해상도 흉부 CT가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현재는 고해상도 흉부 CT 영상이 많이 발전하여 영상 검사로 대체되는 부분이 늘었지만 동일한 영상학적 소견이 나와도 다른 원인에 의한 영상 소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는 조직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폐 기능 검사를 하면 폐 확산 기능과 활동량 등 폐용적이 감소되어 제한적인 폐 기능 장애 소견을 볼 수 있습니다. 동맥혈 가스분석 검사로는 저산소혈증이 나타나며 운동 시 산소 농도 감소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질성 폐질환은 단순 폐렴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중 KL-6(Kerbs von den Lungen-6) 농도 검사를 추천합니다. KL-6은 제2형 폐포상피 세포표면에서 나타나는 고분자량 당단백질을 말하는데 혈청 중 KL-6의 양이 간질 폐 조직의 침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KL-6 검사를 영상 검사와 함께 활용하면 특발성 간질성 폐렴과 결체조직질환 관련 간질성 폐질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검사 방법이기도 합니다. 간질성 폐질환으로 인해 손상된 폐는 다시 원상복구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조기 진단으로 병의 진행과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예후

    국내 간질성 폐질환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는 50대 후반에서 70대 전후에 많이 발병합니다. 남성과 여성에게 다 발생하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1.2배로 조금 더 많이 발병하는 추세입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평균 생존 기간이 5년 이내로 알려졌을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간질성 폐질환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지만 호흡 곤란을 동반하면서 급성 악화를 보일 수 있습니다. 급성악화의 합병증이 나타나면 10~30% 정도에서는 폐암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폐 유육종증을 겪는 환자라면 대체로 완치를 하는 편이지만 일부에서는 치명적입니다. 폐 유육종증이 심해지면 폐 섬유화를 합병증으로 동반하며 기관지 확장증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증상이 더 나빠지면 호흡 부전도 발생합니다. 그러나 자연 치유가 됐을 경우에는 재발률은 20% 이내로 재발률이 엄청 높지는 않습니다. 원인에 따라 예후와 치료 방침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환자의 폐기능에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는 폐 조직검사를 권유하기도 합니다. 수술적 폐 조직검사는 심장 혈관 흉부외과에서 진행하는데 흉강경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덜 위험하고 재원 기간도 많이 줄었습니다. 간질성 폐질환은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됐는지에 따라 예후가 달라져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